“지금 둥게스와리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바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에요. 스님이 처음에 여러분을 보살폈듯이 여러분들도 아이들을 정성껏 보살펴야 합니다. 첫 번째로 모든 아이들이 유치원에 등록해 기초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치원에 100% 등록을 하도록 합시다.”
법륜스님(JTS 이사장)께서 1월에 성지순례 차 인도에 오셨을 때 상급생들과 수련을 하면서 하신 말씀이다.
수자타아카데미 상급생들의 힘
수자타 아카데미 상급생들의 하루 일정은 빠듯하다. 아침밥을 먹지 못한 채 일찍 학교에 오고 조회를 한 뒤 바로 유치원으로 가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친다. 유치원 수업이 마치자마자 다시 학교로 돌아와 오후까지 수업을 받고 쉬람단(공동노동)을 한다.
집에서는 집안일을 도와야하고, 학교에 오면 수업과 쉬람단에 쉴 틈이 없다. 때로는 “몸이 힘들어요.” “놀고 싶어요.” “공부시간이 너무 적어요.” “유치원이 너무 멀어요.” “아무리 집을 찾아가도 아이들이 유치원에 오지 않아요.” 라며 어려움을 이야기한다.
12살에서 15살인 수자타아카데미 상급생과 함께 생활하면서 어린 나이에 교사가 되어 활동하는 모습이 참 기특하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나는 아이들이 이런저런 불평을 늘어놓을 때면 쉽게 실망하고는 한다.
그러나 수자타아카데미 상급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큰 힘이 있음을 알고 있다. 바로 우리에게는 법륜 스님과 제이티에스와 함께 세운 ‘모든 아이들은 제때에 배워야 합니다.’라는 원이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 입학이 가까워지면서 법륜스님이 하신 말씀에 따라 교사와 상급생들이 둥게스와리 전체 마을을 대상으로 입학 아동을 조사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모두 우렁차게 열심히 하겠다고 소리치며 마음을 모았다.
100% 입학 달성을 우리 힘으로
첫 번째로 마을 조사활동이다. 16개 마을의 5, 6, 7세의 아이들 명단을 마을 주민 카드와 대조하여 모두 뽑았다. 마을 유치원별로 명단을 나누어 대상자가 유치원 학생인지 아닌지, 정부학교에 다니고 있는지, 학교에 안다니면 왜 안다니는지, 올해 수자타 유치원에 입학할 수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3일 동안 유치원을 쉬고 상급생들이 각각의 마을에 배치되어 조사를 시작하였다. 마을에서 집집을 방문하며 아이들을 찾고 유치원에 나오라고 설득하는 일이었다. 유치원 선생님이 마을을 돌아다니니 그 마을의 유치원 학생들이 주요 정보원이 되어 주었다. “제도 유치원에 안 나와요.” “제도 돌 깨느라 학교에 안 온데요.”

<사진설명 : 모라탈 마을 조사활동을 하며 유치원에 다니겠다는 확인을 받고 있는 김혜원님>
3일 동안의 활동이 지나자 16개 마을 중 15개 마을 입학대상자들 중 98%가 넘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모두 유치원에 입학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짧은 기간 동안 만들어진 높은 결과에 함께 마음이 울컥했다. 인도제이티에스의 15년간의 성과가 바로 이거로구나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아직 나머지 2%의 소중한 아이들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이 프로그램은 쉽게 학교로 올 수 없는 2%의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을 깨는 아이들과 구걸을 하는 아이들, 다른 마을로 돈 벌로 가서 3일 내내 만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나머지 버려진 한 마리 양을 찾아서 토요일에 한국인, 교사, 상급생들이 모두 함께 2% 아이들을 재조사를 하고 상급생들은 천민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나머지 1개 마을인 모라탈에서 함께 조사활동을 했다.
모라탈의 천민 마을 아이들은 언제 감았는지 모르게 엉겨 붙은 머리까락을 하고 길바닥에서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다가 상급생들을 졸졸 쫓아다니며 조사활동을 도왔다.
“가구번호 258번 두르가 만지 둘째 아들 비카쉬의 집이 어딘지 아는 사람?” “ 아! 저 쪽에 살아요.?” 우르르 우르르~ 동네 아이들과 몰려다니면서 조사활동이 이루어졌다. 또 깨끗하게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이 마을을 다니면서 “여학생들도 공부를 하게 해주세요.” 라고 외쳤다. 집을 찾는 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온 마을 곳곳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상급생들과 만나면서 즐겁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안투비가에 아이를 돌을 깨게 하느라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는 집이 있었다. 교사들과 아칸차 시스터가 어머니를 만나 설득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니 오전에는 학교에 보내고 오후에 일을 도와주게 하세요.” 부모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 모두 유치원에 보내기로 약속을 받았다.
조사활동을 마치고 두 번째로 유치원과 수자타아카데미의 입학과 학년 진급을 위해 마을별 학부모 모임이 진행되었다. 아침 8시면 보통 마을에서는 아침 준비로 분주하여 잘 움직이지 않는 시간이다. 입학식과 진급식이 있는 내내 수자타아카데미 학교 앞에는 부모님들이 아침 일찍부터 옷을 곱게 차려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걸어서 오려면 꽤나 일찍부터 준비해서 왔을 터인데 자식을 학교에 보내겠다는 부모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루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돌 깨는 아버지가 오늘은 하루를 접고 학교에 찾아온 모습을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 “나는 못 배워서 돌을 깨지만 내 자식은 공부를 가르치겠다.” 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진설명 : ‘우리 모두 학교에 와요’ 라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있는 상급생 여학생들>
‘모든 아이들은 제때에 배워야 합니다.’ 주민 계몽 캠페인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10월 16일부터 일주일 동안은 둥게스와리 16개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 계몽 교육이 진행되었다. 여학생들은 “나도 학교에 갈래요. 친구야 같이 가자, 우리 함께 가자.” “모든 아이들이 배우러 가요.” 라는 노래를 직접 만들어서 불렀다.
가야 JSS 센터(기술교육 센터)의 의장님과 책임자의 전문 강연이 이틀 동안 있었고, “배우지 못해서 힘들었어요. 아이들을 꼭 학교에 보내세요.” 라는 문맹자인 공사장 데브라즈지와 바부랄의 경험담 발표가 신선했다.

<사진설명 : 주민 계몽 교육에서 연극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유치원장 까필데오 선생님>
그리고 까필데오 선생님과 디네쉬, 상급생 남학생들이 연극을 공연했다. 연극은 학교를 가지 않고 카드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시장에서 숫자를 셀 수 없어서 속는 사람, 부모의 무관심으로 방치된 아이들과 학교 공부를 통해서 바르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었다. 연극 중에서 마을 사람들이 술 먹는 장면이나 어머니가 우는 장면을 마을 사람들과 똑같이 너무 실감나서 연출해서 동네 사람들이 무척 좋아하였다.
준비하면서는 교사들이 4명이나 갑자기 대학 시험으로 빠지게 되고, 신학기 준비로 바쁜 일정이어서 내내 걱정이 많이 되었다. ‘아이들이 이 역할들을 잘 해낼 수 있을까?’ ‘너무 벅차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이 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생각이 기우임을 알게 되었다.
좀 더 잘하기 위해 남아서 연습하는 교사와 상급생들로 연극과 프로그램은 매일매일 새롭게 진행되었고, 프로그램을 보며 진지하게 함께 고개를 끄덕이는 마을 주민들, 웃음을 참지 못하여 사리로 얼굴을 가리는 어머니들의 모습에 흐뭇했다.
이렇게 유치원 입학 100%달성은 100%를 넘어서 유치원생, 학부모, 교사들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130%가 달성되고 있었다.

<사진설명 : 새롭게 입학을 한 자그디스푸르 유치원생>
유치원 교실이 부족해요
“시스터, 유치원 교실이 부족해요.” 유치원 원장인 까필데오 선생님의 하소연이었다. 유치원 입학이 마을마다 모두 끝나고 학생 수를 조사하니 너무 많은 아이들이 입학하여 교실이 부족하다는 행복한 걱정이었다.
그리고 학교를 그만두었던 학생들이 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다고 찾아오기 시작했다. 2학년 마하비르가 형 딜립과 함께 학교에 왔다. 결핵환자였던 딜립은 중도에 학교를 그만두었는데 다시 학교에 다니고 싶다며 찾아온 것이었다. 돌을 깨면서 집안일을 돕던 두르가푸르 1학년 여학생 수니따도 엄마와 함께 찾아왔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결핵 환자였던 허약한 어머니만 모시고 혼자 돌을 깨면서 집안일을 도맡아 하던 비렌드라도 아자드비가 분교에 다니기로 하였다.
잠시 틈을 내어 자그디스푸르 유치원을 방문하니 입학 프로그램 이후로 170여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유치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새롭게 입학한 아이들은 고사리 손을 모우고 반갑게 “나마스떼” 인사한다. 교실에서는 선생님을 따라 숫자를 세는 아이들의 짜랑짜랑한 소리가 가득하다.
이렇게 ‘아이들은 제 때에 배워야 합니다.’는 천천히 둥게스와리 모두의 원이 되어가고 있다.
글 : 김혜원(인도 JTS 실무자/수자타아카데미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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