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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3 21:20 민다나오이야기


지난 1월 31과 2월 1일 양일간 필리핀 JTS의 대표이신 이원주님을 비롯한 마닐라의 자원활동가 4분과 민다나오 현지 자원활동가인 도동, 트렐, 미오 그리고 민다나오 제이티에스의 자원활동가인 최정연님이 함께 2009년에 사업을 진척시킬 지역을 답사하고 그 지역 리더들과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월 31일은 파곰퐁(Pagumpong), 티파난 (Tepanan), 키타스(Kitas), 발라(Bala), 키파난(Kipanan) 마을 답사를, 2월 1일은 일리간에서 땅깔 시장, 부시장과 무나이 핀둘루난 바랑가이 캡틴을 만나 논의하는 일정을 가졌습니다. 최정연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지난 1월 31일 필리핀 제이티에스 활동가들과 함께 답사한 지역들은 행정구역상으로는 북 코타바토 주에 속해 있습니다. 하지만 몰리타강과 뽈랑이강 합류 지점의 삼각주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지형적으로도 강을 건너야 되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칼멘시나 프레지던트 로하시로부터 소외되어 있어서 이 마을사람들은 행정, 교육, 보건 등의 일체의 지원도 받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은 대개가 마긴다나오 무슬림(회교도)들이고 키파난 마을은 80%가 마노보 원주민이고 나머지가 무슬림들입니다. 또한 1970년대 마르코스 집권 이후 MILF(모로무슬림해방전선) 반군들의 온상지라 알려져 있어서 이 지역 대부분이 외부와의 교류가 거의 단절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려면 강을 건너 최소 14 km를 걸어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학교 근처에 친척이 있는 아이들은 친척집에 머물면서 학교를 다니기도 하는데, 그럴 수 있는 아이들도 드뭅니다. 물론 10세 이상의 아이들은 그 먼 길을 걸어 학교에 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또래에 비해 나이가 많아 같이 놀기도 어렵고, 몸도 상대적으로 커서 스스로 부끄러워해서 학교를 다니다가도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삼각주 내의 마을사람들은 작년 하반기 사라와곤 학교 공사 때에 자원봉사로 노동력을 지원했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다음에는 자기들 마을에도 학교를 지을 수 있겠다는 기대 또한 간절한지 모릅니다.

키파난의 마노보 원주민인 한 중년 아저씨는 제가 조사 다니면서 이것저것 물어볼 때 학교를 못 다녔다는 부끄러움 때문에 “눈 마주치기 두렵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들에겐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그들 말을 도동과 트렐이 통역해줄 때, 그들 얼굴에는 잠시 슬픔이 머물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미안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간절하고 절실한 그들의 필요를 좀더 책임있고 신중하게 바라보고 일해야 하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북 부키드논 사업장들은 가는 길이 멀긴 해도 푸른 산들, 깊은 계곡들, 넓게 트인 산세와 구름들을 보며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 부키드논과 북 코타바토 지역으로 가는 길은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언덕길 따라 혹은 강줄기 따라 그늘 하나 만나기 힘든 풀밭들을 지나갑니다. 가다 보면 ‘작은 나무, 그늘이 어디 없을까? 코코넛 나무 한 그루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남 부키드논과 북 코타바토 근처 지역들은 말라리아 발생율도 높습니다. 부족한 수원지와 깨끗하지 못한 식수로 각종 피부병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많습니다. 더욱이 대부분의 집들이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기초적인 위생 보건 교육도 절실한 지역입니다.

2009년 사업 예정지인 무슬림 마을들 대부분은 다른 원주민 마을에 비해 기본적으로 무슬림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자긍심이 강하고 주인의식도 강합니다. 그러나 그런 높은 자존심을 가진 이 사람들에게 정작 필요한 것은 정규 교과 과정의 기초 교육, 화장실 만들어 사용하기, 이빨 닦기, 손 씻기 교육 등 아주 기본적인 것들입니다.

이런 지원들과 더불어 제이티에스가 무슬림 지역 (MILF, MNLF 포함)에 가서 크게 관심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가진 소중한 종교와 문화, 관습 외에도 필리핀의 정규적인 교육과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인류의 보편적 문명에 대한 상식과 지혜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난한 원주민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반면, 민다나오의 무슬림들은 아무리 가난해도 마을마다 모스크(회교사원)가 있고 (비록 다 쓰러져 가는 듯하지만) 고유의 생활규범과 생활방식이 강하게 지배하는 공동체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이에 기초적인 지원과 함께 교류하고 개방해가다 보면, 모로무슬림해방전사의 이미지로 분쟁과 갈등이란 단어로 세상에 알려진 그들의 삶에 조금씩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봅니다. 이런 변화 과정을 통해 이들은 민다나오의 풍부한 자연을 되살리고 다양한 종교와 삶의 방식을 수용하면서 화려한 무슬림 문화를 조화롭게 꽃피어나갈 수 있겠지요.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만나본 원주민마을의 다투들이나 모로무슬림해방전선 사령관들은 자신의 종교나 전통적인 생활방식에 대해 자긍심이 강하며 기품이 있음을 느낍니다. 또한 자식들 교육에 대한 그들의 걱정과 염려, 사랑을 느낍니다. 결국 이 사람들도 교회나 성당의 신부님들이나 다른 도시의 시장님들, 그리고 한국사람들이 추구하듯이 일반적인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다를 게 없습니다.

공통적인 자신의 삶에 대한 긍정성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민다나오의 이 땅에서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의사 소통이 가능하게 지식을 배우고, 의사소통의 방법을 찾아가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것은 또한 제이티에스를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바램이고 그 분들의 지원을 의미있게 살리는 일일 것입니다. 그 속에 제가 함께 할 수 있음에 무한한 행복을 느끼며 이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글: 최정연(필리핀JTS 실무자)



posted by J_yellow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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